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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 있어요
이 영화를 검색해 보면 두 형제의 피자를 먹기 위한 귀여운 도전이라면서 힐링영화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정말로 그게 다인 영화인 줄 알았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맘껏 귀여워 해주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보면 되겠구나 했는데, 웬걸~ 한 중후반부쯤부터 뜻밖으로 흘러가는 전개에 뒷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보면서 같은 인도 영화인 '스탠리의 도시락'이 떠올랐다.
그 영화도 첨엔 그저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유쾌하게 즐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가 후반부에 아동학대 문제를 툭 끄집어 내어 놀랐었다.
형은 큰 까마귀 알.. 동생은 작은 까마귀 알....
동네 공터에 있는 큰 나무 위에 올라가 까마귀 알을 훔쳐먹는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그런데 어느 날 형제의 유일한 간식을 제공하던 까마귀 둥지가 있는 나무가 잘리고, 그 자리에 피자 가게가 들어선다. 피자 가게 오픈 날.. 유명 연예인이 와서 피자를 먹는 모습을 본 형제는 자신들도 그처럼 언젠가 가게 안에서 피자를 먹을 날을 꿈꾸며 돈을 벌기로 한다.
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곤 기차가 싣고 가다 떨어뜨린 석탄을 주워다 파는 일.. 둘이서 아무리 열심히 주워도 하루에 벌 수 있는 돈은 겨우 10루피..
피자를 먹으려면 한달을 꼬박 일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맘씨 좋은 주스 파는 아저씨(?) 덕분에 생각보다 피자를 먹을 수 있는 날은 빨리 찾아오고.. 형제는 당당히 피자 가게를 찾아가지만, 그들이 빈민가 아이들임을 알아본 경비원에 의해 쫒겨난다.
자신들이 쫓겨난 이유가 더러운 옷 때문이라고 생각한 형제는 온갖 아르바이트를 병행하여 200루피를 더 모아 새옷을 사입고 다시 피자 가게를 찾아가는데...
바로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뜻밖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새옷을 입고 갔음에도 문전박대를 당하는 것도 모자라 피자 가게 사장이 나와 형제 중 형의 얼굴을 때리는데, 빈민가 아이들 중 한명이 그 모습을 몰래 동영상으로 찍은 걸 빈민가 건달 청년들에게 보여주면서 점차 사건이 커지게 된다.
동영상을 건네받은 청년 중 한명은 조용히 피자 가게 사장과 딜을 하려했으나, 다른 한 명에 의해 방송에 사건이 알려지게 되면서 빈민가와 방송가가 술렁이기 시작한다.
그둘 중 누구 하나 진심으로 까마귀 알 형제를 걱정하는 이는 없었다.
형제가 사는 동네까지 와서 사건을 보도하는 촬영팀은 그 앞을 사건의 주인공인 형제가 지나가도 몰라보고 방해가 된다며 쫓고.. 빈민가 사람들은 자신의 이웃의 아이가 당한 억울한 일에 분노해서가 아니라 일당을 준다니까 집회에 참여하려는 것 뿐이다.
더구나 사건의 당사자인 형제의 엄마는 자신의 아이들이 당한 사건인 걸 모르는 상태에서 집회 권유를 받는데, 거절한다.
피자 가게 사장은 역으로 미디어를 이용..
형제를 피자 가게로 초대해 피자를 대접한다.
그리고 앞으로 저가 피자도 만들겠다는 방안을 내놓는다.
그토록 먹고 싶어하던 피자를 먹게 된 형제..
그러나 맛없다며 돌아가신 할머니가 만들어 줬던 피자가 더 맛있다며 마주보고 웃는다.
그렇게 영화는 너무도 현실적이게 끝난다.
피자 가게 사장의 진심어린 사과나 뉘우침은 없었다.
제법 피자의 비주얼과 비슷하게 만들어 주지만, 결정적인 치즈를 빠뜨린...
형제는 이게 무슨 피자나며 늘어지는 게 없다고 막 투덜댐.
그 순간 영화 '집으로'에서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손자(유승호)가 치킨이 먹고 싶다니까 치킨을 잘 모르는 할머니가 백숙을 해주는데, 그걸 보고 손자가 이게 아니라며 골을 부리는 장면과 똑같.. 이 영화 감독이 혹시 '집으로' 본 거 아냐? ^^
참!
그리고 영화 속 까마귀 알 형제는 실제로도 빈민가에 살고, 진짜 형제 사이란다. 이 영화가 첫번째 출연이라고.. 첫 출연인데도 둘이 연기를 참 잘함.^^
영화 출연 이후 형제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전보다 생활이 나아졌을지..
부모가 괜찮은 사람들인지도 궁금하다.
아이들의 출연료가 아이들을 위한데에다 잘 쓰였을지...
암툰 장르는 코미디지만 가볍게 볼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순수한 형제와 대비해 부조리한 사회를 확실히 부각시켜 보여주려는 게 감독의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결말이 내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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