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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Movie

까마귀 알 형제의 피자 먹기 도전기! '행복까지 30일'

by 시샘별 2017.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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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 있어요


이 영화를 검색해 보면 두 형제의 피자를 먹기 위한 귀여운 도전이라면서 힐링영화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정말로 그게 다인 영화인 줄 알았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맘껏 귀여워 해주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보면 되겠구나 했는데, 웬걸~ 한 중후반부쯤부터 뜻밖으로 흘러가는 전개에 뒷통수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보면서 같은 인도 영화인 '스탠리의 도시락'이 떠올랐다.
그 영화도 첨엔 그저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유쾌하게 즐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가 후반부에 아동학대 문제를 툭 끄집어 내어 놀랐었다.


빈민가에 사는 이름보다도 까마귀 알이란 별명으로 불리우는 형제.
형은 큰 까마귀 알.. 동생은 작은 까마귀 알....
동네 공터에 있는 큰 나무 위에 올라가 까마귀 알을 훔쳐먹는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그런데 어느 날 형제의 유일한 간식을 제공하던 까마귀 둥지가 있는 나무가 잘리고, 그 자리에 피자 가게가 들어선다. 피자 가게 오픈 날.. 유명 연예인이 와서 피자를 먹는 모습을 본 형제는 자신들도 그처럼 언젠가 가게 안에서 피자를 먹을 날을 꿈꾸며 돈을 벌기로 한다.


피자 한 판의 가격은 300루피!
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라곤 기차가 싣고 가다 떨어뜨린 석탄을 주워다 파는 일.. 둘이서 아무리 열심히 주워도 하루에 벌 수 있는 돈은 겨우 10루피..
피자를 먹으려면 한달을 꼬박 일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맘씨 좋은 주스 파는 아저씨(?) 덕분에 생각보다 피자를 먹을 수 있는 날은 빨리 찾아오고.. 형제는 당당히 피자 가게를 찾아가지만, 그들이 빈민가 아이들임을 알아본 경비원에 의해 쫒겨난다.

자신들이 쫓겨난 이유가 더러운 옷 때문이라고 생각한 형제는 온갖 아르바이트를 병행하여 200루피를 더 모아 새옷을 사입고 다시 피자 가게를 찾아가는데...

바로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뜻밖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새옷을 입고 갔음에도 문전박대를 당하는 것도 모자라 피자 가게 사장이 나와 형제 중 형의 얼굴을 때리는데, 빈민가 아이들 중 한명이 그 모습을 몰래 동영상으로 찍은 걸 빈민가 건달 청년들에게 보여주면서 점차 사건이 커지게 된다.

동영상을 건네받은 청년 중 한명은 조용히 피자 가게 사장과 딜을 하려했으나, 다른 한 명에 의해 방송에 사건이 알려지게 되면서 빈민가와 방송가가 술렁이기 시작한다.


방송에서는 소외계층이 받는 차별 문제에 대해 떠들어대며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해 하고.. 빈민가의 의원은 정치적인 욕심에 이를 계기로 주목을 받아보고자 주민들을 선동해 사건을 더욱 키우려고 한다.

그둘 중 누구 하나 진심으로 까마귀 알 형제를 걱정하는 이는 없었다.
형제가 사는 동네까지 와서 사건을 보도하는 촬영팀은 그 앞을 사건의 주인공인 형제가 지나가도 몰라보고 방해가 된다며 쫓고.. 빈민가 사람들은 자신의 이웃의 아이가 당한 억울한 일에 분노해서가 아니라 일당을 준다니까 집회에 참여하려는 것 뿐이다.

더구나 사건의 당사자인 형제의 엄마는 자신의 아이들이 당한 사건인 걸 모르는 상태에서 집회 권유를 받는데, 거절한다.

피자 가게 사장은 역으로 미디어를 이용..
형제를 피자 가게로 초대해 피자를 대접한다.
그리고 앞으로 저가 피자도 만들겠다는 방안을 내놓는다.

그토록 먹고 싶어하던 피자를 먹게 된 형제..
그러나 맛없다며 돌아가신 할머니가 만들어 줬던 피자가 더 맛있다며 마주보고 웃는다.

그렇게 영화는 너무도 현실적이게 끝난다.
피자 가게 사장의 진심어린 사과나 뉘우침은 없었다.


손자들이 피자를 먹고 싶어하니까 전단지 속 피자를 보고는 자신이 만들 수 있겠다며 불러주는 재료를 사오라는 할머니..

제법 피자의 비주얼과 비슷하게 만들어 주지만, 결정적인 치즈를 빠뜨린...
형제는 이게 무슨 피자나며 늘어지는 게 없다고 막 투덜댐.

그 순간 영화 '집으로'에서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손자(유승호)가 치킨이 먹고 싶다니까 치킨을 잘 모르는 할머니가 백숙을 해주는데, 그걸 보고 손자가 이게 아니라며 골을 부리는 장면과 똑같.. 이 영화 감독이 혹시 '집으로' 본 거 아냐? ^^

참!
그리고 영화 속 까마귀 알 형제는 실제로도 빈민가에 살고, 진짜 형제 사이란다. 이 영화가 첫번째 출연이라고.. 첫 출연인데도 둘이 연기를 참 잘함.^^
영화 출연 이후 형제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전보다 생활이 나아졌을지..
부모가 괜찮은 사람들인지도 궁금하다.
아이들의 출연료가 아이들을 위한데에다 잘 쓰였을지...

암툰 장르는 코미디지만 가볍게 볼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순수한 형제와 대비해 부조리한 사회를 확실히 부각시켜 보여주려는 게 감독의 의도였는지는 몰라도 결말이 내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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