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봉 전부터 과한 홍보 탓에 괜스레 반감이 들어서 끝까지 안 보려고 했었다.
원래부터 좀비물을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지만, 한국형 좀비 영화라니까 헐리우드에 비해 유치하고 허술하겠지란 생각도 들었다. 또 공유를 비롯 다른 배우들은 좋지만 소희가 나온다는 것도 영 못 믿어웠다.
아니나다를까 영화 개봉 후 소희의 발연기를 두고 말이 많았다.
그 밖에도 마동석 씨나 김의성 씨의 연기에 대한 얘기도 많았는데(물론 좋은 쪽으로), 김의성 씨가 극중에서 암유발자로 나온다기에 보면 필시 스트레스만 한가득 쌓이겠구나 싶어 더 보기 싫었었다.
그런데 MBC 예능프로 '무한도전'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설정상 좀비들이 출연한 회였는데, 좀비로 나오는 사람들 연기가 꽤 리얼했다.
영화나 드라마도 아니고 예능에서 그런 고퀄의 연기를 선보인다는 게 놀라웠다.
엑스트라 알바들 데려다가 얼굴에 피칠 조금 시켜놓고 "에~ 에~ 에~" 하는 소리나 내지르게 할 줄 알았는데 말이다.
예능치고 꽤 신경썼구나 했다.
마지막에 출연진들을 소개하는데, '부산행'에서 실제로 좀비 역할로 나왔던 분들이라고...
그 얘길 듣고 부산행에 대한 불신이 확 사그라들었다.
좀비영화에서 좀비들이 제대로 연기해주었다면 생각보다 잘 빠졌을 거란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보게 된 '부산행'.
소문대로 소희는 발연기였다.
하지만 비중이 큰 편이 아니라 크게 거슬리진 않았다.
김의성 씨는 한 세번 정도 절로 욕을 내뱉게 만들긴 했지만 생각보다 암유발을 크게 일으키진 않았다.
(대체 난 얼마나 최악을 생각한 거래니? ㅋㅋ )
마동석 씨가 맡은 역할은 넘 매력적이었다.
아내 앞에선 그저 한 마리 애처로운 고양이 앞에 쥐같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자신 보다는 남을 먼저 위할 줄 아는 이타적이고 정의로운 인물로 나온다.
공유는 처음엔 자신과 딸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로 나오지만 마동석과 함께 위험을 극복해 가는 동안 점차 인간적으로 변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연, 조연들 연기도 좋았지만, 이 영화의 최대 일등공신은 바로 좀비을 역할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들이 실감나게 연기를 안 해줬으면 좀비영화란 타이틀이 무색해졌을 거다.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부산행.
끝이 좀 씁쓸했지만, 올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할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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