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엔 클림트 그림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인 줄 알아서 호기심이 있었는데, 실화로 그의 조카가 유산받은 그의 그림에 대한 소유권을 찾는 이야기라길래 호기심이 싹 사라졌었다. 그때 든 생각은 어떻게 자식도 아니고 조카가 그림을 유산받았는지는 몰라도 그림을 되찾으려했던 이유야 필시 돈때문이었으리라 싶으니 반감이 들었다.
그런데 최근 클림트전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연스레 이 영화가 떠올랐고, 또 우연히 tv에서 이 영화에 대해 소개하는 걸 얼핏 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괜찮은 영화같아 보여 일단 한번 검색을 해보았다.
그리고 내가 이 영화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음을 알았다.
그림에 대한 소유권을 찾는 건 맞지만, 클림트의 조카가 아니라 클림트가 그린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의 실제 모델의 조카가 그 그림의 소유권을 찾는 이야기였다.
영화를 보기전엔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소유권을 찾으려는 이가 누구든간에 이유는 단 하나!, 돈 때문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더구나 실제로도 그림을 되찾은 후 팔았다고 하니까 역시나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영화로까지 제작이 되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표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바로 그 답을 찾고저 영화를 봤다.
영화는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의 법적 소유주인 '마리아 알트만'이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그림을 환수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의 실제 모델은 마리아의 숙모로 그녀는 어린시절부터 삼촌 부부와 함께 살면서 그림을 가까이에서 보고 자랐다. 그러나 나치에 의해 그림을 포함 집안의 모든 귀중품을 빼앗기고 이후 자유를 찾아 부모님만을 남겨둔채 남편과 단 둘이 미국으로 망명한다.
노년이 된 그녀는 홀로 살아가던 중 하나뿐인 언니의 죽음을 계기로 그림에 대한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알게 되고, 변호사인 지인의 아들 '랜디 쇤베르크'와 함께 그림을 되찾기 위해 아픈 기억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오스트리아를 찾는데...
영화 초반엔 마리아에게서 노인 특유의 깐깐함과 상당히 자기 중심적인 면모들이 보여서 그녀에게 감정이입을 하기가 어려웠다. 영화의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못한다면 영화는 바로 매력을 잃는다.
랜디가 그림을 찾으면 부자가 되겠다고 하니까 자기가 돈 때문에 그림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냐며 자신은 그저 추억을 간직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하는 게 와닿지가 않았다. 나중에 팔았으면서 뭔소리야 싶었다.
이야기가 점점 중반부로 넘어가면서야 그녀의 과거를 들여다보고, 그림을 소유하고 있는 벨레데레 미술관 측의 뻔뻔한 태도를 보며 조금씩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었다.
그녀가 그림을 환수해서 팔았다고 했을 때 공익을 위해 그냥 원래 미술관에 두면 안 되었나 생각했었는데, 그러기엔 벨레데레 미술관 측이 너무 오만불손했다.
그녀는 법적으로 당당히 그림의 소유주이고, 그림의 처분 여부 또한 그녀에게 있는 것이거늘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의 환수 요청은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는 일이었다.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의 소중한 재산을 몰수해간 것이니 되돌려줘야 마땅한 것이었다.
우리나라도 분명 일제시대 때 일본군이 약탈했다가 후에 국가로 환속된 문화재들이 있을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 정부는 원래 주인이 소유권을 주장하면 돌려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실제로 그런 예가 있었는지도 궁금하다.
일제시대 때 일본으로 건너간 우리나라 문화재들과 기타 다른 나라들에 있는 우리나라 문화재들의 반환도 쾌속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들었다. 반대로 다른나라 것을 우리가 가지고 있고 그들이 요구한다면 양심있게 돌려주고 말이다.
그러기위해선 '랜디'나 '후베르투스'같은 사람들이 많아져야겠지..
차차 마리아를 이해는 하게 되었지만, 그녀에 대한 애정이 없었음에도 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랜디' 때문이었다.
랜디는 처음엔 그림의 가치가 어마어마함을 알고 돈 때문에 마리아의 편에 서지만, 오스트리아에서 홀로코스트 기념관에 갔다가 증조 할아버지의 흔적을 보고 난 후론 마리아 보다도 더 열성적이 되어 그림을 환수하는 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워 마리아에게 그림을 찾아 안겨준다.
그뿐만 아니라 마리아에게서 받은 보수금으로 예술품 반환을 전문으로 하는 로펌을 세우고,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건물을 이전하는데도 기부금을 보탰다고 한다.
비록 출연 비중은 작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 살고 있는 오스트리아 국민으로써 국가의 잘못을 알고 그를 바로잡으려 애쓴 '후베르투스'도 인상깊었다.
그러고보면 실화영화는 어떤 식으로든 감동을 주고,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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