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시청각 중복 장애를 가진 '미셸'과 그녀의 스승 '사하이'의 이야기다.
두 인물의 설정만 놓고 보면 헬렌 켈러랑 앤 설리번 선생님이 바로 떠오른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보면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전혀 새로운 인물인 미셸과 사하이의 이야기로써 보게 된다.
난폭한데다 고집불통인 8살짜리 미셸에게 예의와 단어를 가르쳐주는 사하이 선생님의 모습은 영화에서 가장 감동스런 장면이다. 그녀가 처음으로 세상의 언어를 받아들이는 장면은 감동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했다.
어린 미셸과 성인 미셸을 연기한 두 배우 모두 실제로 진짜 시청각 중복 장애우인가 싶을 만큼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주는데, 특히 어린 미셸의 고집 피우고 난폭하게 구는 모습은 보지도 듣지도 말할 수도 없는 그녀의 절망과 분노를 잘 보여준다.
그들뿐만 아니라 출연배우 모두 연기를 너무 잘해서 실제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부모도 포기한 미셸을 열정과 인내, 그리고 미셸보다 더한 고집을 가지고서 그녀의 인생을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꾸어 준 사하이 선생님.
그녀가 사물을 하나하나 만질 때마다 손바닥에 이름를 써서 알려주고, 목에 손을 대게 해 성대의 울림으로도 알려주고... 그렇게 하나, 둘 세상의 언어를 받아들인 미셸은 대학까지 진학하게 된다. 그리고 사하이 선생님은 여전히 그녀의 옆에서 그녀의 눈과 귀가 되어 수업내용을 그녀에게 대신 전달해준다.
미셸의 대학 생활은 물론 졸업까지는 결코 만만치 않았는데, 미셸의 근성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사하이 선생님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없었으면 절대 불가능했을 거다.
그렇게 미셸과 사하이 선생님의 인간 승리라는 그림으로 끝나도 충분했을 텐데, 영화는 여기에 사하이 선생님의 치매라는 극적인 설정을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로 인해 오히려 감동이 반감되긴 했지만, 연출적인 면으로 보면 나쁘진 않았다. 덕분에 영화가 더 순수하고 아름다워진 것 같다.
이전에도 괜찮은 인도영화를 몇 편 보긴했지만, 이 영화로써 인도영화에 대해 갖고 있던 약간의 미더움마져도 완전히 사라졌다.
또 다른 인도영화가 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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