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퍼스' 출연작들을 찾아보다가 알게 됐다.
2014년 개봉작이던데, 지금까지 몰랐던 걸 보면 인기영화는 아니었나 보다.
'레일웨이 맨'은 실화로 2차대전 때 일본군 포로로 잡혀 고문을 당했던 기차 덕후 영국군 '에릭 로맥스'에 대한 이야기다.
로맥스가 있던 부대원들은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미얀마와 태국을 잇는 철도건설 현장에 투입된다. 다행히 로맥스는 통신장교라서 기술을 인정받아 가장 험한 노동현장에는 투입되지 않았으나 라디오를 제작하고, 건설중인 철도를 지도로 그린 것이 발각되어 스파이로 오해받아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
그가 아무리 지도는 단순히 철도를 좋아해서 그린 것 뿐이고, 라디오는 고향 소식을 듣고싶어 만든 것이라고 해도 일본군들은 그가 스파이라고 자백할 때까지 고문을 멈추지 않았다.
중년이 된 로맥스.
전쟁은 이미 오래 전에 끝났지만, 끔찍했던 고문의 기억은 날마다 생생하게 되살아나 그를 괴롭힌다. 그런 그에게 사랑이 찾아왔다.
이젠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서라도 지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야함을 느낀 로맥스는 함께 전쟁에 참전했던 핀레이가 전해준 정보를 따라 자신을 고문했던 일본군 '나가세'를 만나러 가는데...
아~ 얼마나 빌었는지...
제발 로맥스가 나가세를 죽여주기를...
로맥스는 고문을 받았던 것도 모자라 그 트라우마로 현재까지도 고통속에서 살고 있건만, 가해자인 나가세는 본인 스스로가 자신에게 면죄부를 주고는 편히 살고 있는 꼴을 보니 기가 막혔다.
로맥스가 나가세의 입을 통해 지난 날의 잘못을 고하게 하는 장면에서 죽어도 1인칭이 아닌 3인칭으로 말할 땐 혈압 상승해 죽는 줄...
이 영화를 보기 얼마 전에 '밀정'을 봐서인지 일본군의 만행을 보기가 더욱 힘들었다.
갠적으로 일본의 드라마, 영화, 애니 등 그들의 문화를 좋아하는데, 과거의 만행과 결코 반성치 않는 모습엔 격분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는 나가세의 반성과 로맥스의 용서로 훈훈하고 아름답게 끝난다.
그리고 실제로도 로맥스는 나가세를 용서하고 둘이 친구가 되었다고 한다.
용서는 진정 아름답다.
하지만 세상엔 용서라는 미덕을 보이지 않아도 될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 바, 나가세의 경우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실제의 나가세는 얼마나 깊이 반성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영화 속 나가세의 반성은 너무나 가볍고 쉬워보였다.
지금까지 죄책감없이 잘 살아와서는 로맥스를 만나 잠시 괴로워하다가 미안했다며 용서를 구하고, 쉽게 용서를 받고...
피해 당사자인 로맥스가 용서를 했으니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다만, 로맥스의 과한 너그러움을 도저히 이해 못하겠다.
그나저나 일본은 언제쯤이나 우리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할련지...
어찌보면 로맥스와 나가세가 바로 우리와 일본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전쟁은 끝났지만 피해자인 우리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고, 되갚아 줄 길은 없다.
그러나 그들에겐 용서를 구할 기회가 있다.
그럼에도 그 기회의 소중함을.. 고마움을 모르다니...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말 한마디가 그리도 어려운 일인가?
영화를 보고 나서 영 개운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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