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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Movie

노잼 반전 러브스토리 '이니시에이션 러브'(스포있음)

by 시샘별 2016.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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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영화소개 프로에서 보고 봤다가 낚인 영화들 중에서 제일 낭패를 본 영화가 아닐까 싶다. 아니, 지금까지 본 모든 영화들 중 워스트 목록에 올려 마땅한 영화다. 정말이지 제대로 낚였다. ㅡ_ㅡ^

이 영화를 소개할 때 반전 영화라는 걸 밝히며 대단히 놀랄만한 비밀이 있는 것처럼 소개해 궁금증이 확 일었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도 상영을 하는지 알아보기도 전에 상영 기간을 놓쳤고 이후 vod로 나왔으나 막상 보려니 못 미덥단 마음이 들었다. 내가 본 소개 영상에서 이미 반전의 전말이 다 나왔고, 그걸 뒤짚는 또다른 반전이 있을 것 같지 않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처음에 느꼈던 기대감을 믿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에이~ 설마..
영화 많이 보라고 홍보하는 건데, 것도 반전 영화라며 고작 소개 영상에서 영화의 핵심인 반전의 비밀을 다 보여줬을라고..
뒤에 진짜 반전이 있겠지 라며 한번 믿어보자는 마음도 들었다.

그렇게 의심과 믿음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몇달이 지나고 지난달 드디어 보았다.

영화는 초반부터 지루했다.
눈에 뻔히 보이는 여주의 여우짓으로부터 시작되는 시덥잖은 연애담만이 그려져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여주가 뚱남 '스즈키'에게 작업중에 다른 이름으로 부르려다가 실수한 걸 바로 깨닫고는 교묘히 넘어간 다음 갑자기 '탁군'이란 애칭을 붙여줄 때 이미 모든 상황파악이 완료되어버렸다. 저거 양다리구만 하고..

그순간 바로 감을 잡은 건 영화소개 프로에서 여주가 양다리임을 다 보여줬기 때문이다.
소개 영상에서 여주가 두 명의 남자에게 번갈아가며 "탁군~?"이라고 불렀었다. 그리고 소개 마지막 멘트가 그들 사이엔 어떤 비밀이 숨겨있을까 라고 했었다. 그때 설마 여자가 양다리였다는게 반전의 전말은 아니겠지 했는데..

어째 영화는 끝나갈수록 설마했던 예감이 맞아가고 있었다.
그래도 끝까지 믿었더랬다.
맨마지막에 진짜 반전이 있겠지..
저렇게 뻔히 보이는게 반전일려구..
어마어마한 더 큰 비밀이 있을거야..
그러니 포스터는 물론 영화 시작 전에 대놓고 반전이 있음을 알린거겠지.. 했고만...


아놔~~
양다리 얘기가 진정 다였단 말인가?

대충 줄거리를 파악했고, 더구나 반전까지 예상한 상태에서 봤기에 실망감이 더 큰 걸수도 있지만, 솔직히 영화소개 프로에서 안 보고 봤다해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뚱남 '스즈키'와 삐쩍남 '스즈키'가 동일 인물이 아니란 걸 알아차릴 수 있는 포인트들이 더러 있었고, 무엇보다 여주의 행동이나 말투들이 너무 가식적이어서 양다리짓 하는 게 아닐까 싶은 의심이 바로 드는데다가 포스터에서, 그리고 영화 시작 전에 반전영화임을 버젓이 알리고 있어 웬만한 촉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중에 반전의 전말을 알아챌 수 있을 것 같기 때문.

사실 '마츠다 쇼타'를 좀 좋아하는지라 그에 대한 애정도 조금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기는데 한 몫했는데, 이건 도저히 쇼타에 대한 애정으로도 용서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1980년대인데, 일본인들에겐 그 시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외국인인 나로써는 가뜩이나 스토리도 재미없는데 올드함까지 더해져 더 별로였다.

아마 두고두고 최악의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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