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과 소품 등 영상미가 아름다운 영화였다.
그런데 시대적 배경이 일제강점기라는 걸 감안했을 때 지나치게 아름답다란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긴.. 이 영화는 시대적 아픔보단 사랑에 관한 이야기니 그런 건 별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다.
일제 강점기.. 마지막 남은 기생학교에서 어린 시절부터 둘도 없는 친구로 자란 소율(한효주)과 연희(천우희).
소율은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당대 최고의 기생이었다.
특히 그녀의 '정가'는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었다.
그러나 시대는 더이상 '정가'를 원하지 않았다.
그녀가 조금만 더 일찍 세상에 태어났더라면...
소율처럼 최고의 기생은 아니지만 무난하게 기생의 길을 걸어가던 연희.
그녀는 시대가 원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소율이 만들어준 기회(?)를 통해 자신도 몰랐던 숨겨졌던 재능을 활짝 펼치게 된다.
주목받는 것에 익숙했던 소율은 연희가 자신보다 더 주목받고 가수로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열등감과 질투로 괴로워하지만 그런 마음을 애써 누르고 하나뿐인 동무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려고 노력한다.
아직 소율에겐 절대 마음 변치않겠다고 사랑을 맹세하는 윤우 오라버니(유연석)가 있었기에 그녀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나뿐인 동무 연희와 하나뿐인 연인 윤우 오라버니가 가수와 작곡가로 함께 일해도 그 둘을 믿었다.
그러나 그녀의 믿음은 배신이 되어 돌아왔다.
연희의 공연날, 미처 꽃을 준비하지 못한게 못내 미안했던 소율은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꽃다발을 사들고 다시 공연장을 찾는다. 그리고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만다.
하나뿐인 친구를 잃고, 하나뿐인 연인까지도 잃은 소율..
모든 것을 잃은 그녀가 복수를 꿈꾸는 건 너무나 당연한 절차 아닌가?
누가 그녀를 비난할까?
그 길이 자기 자신까지도 파괴하는 길임을 알면서도 걸어갈 수밖에 없었으리라..
오히려 자신들의 잘못은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소율에게 득달같이 달려들어 비난하는 연희와 윤우가 경멸스러웠다.
소율을 향해 창녀라고 내뱉는 연희에게 대신 소리쳐주고 싶었다.
"넌 도둑년이잖아!" 라고..
노래에 대한 질투심만 빼면 소율이 느끼는 감정 모두다 이해한다.
'그땐 왜 몰랐을까..
이렇게 좋은 걸..'
하고, 내뱉던 소율의 마지막 대사가 슬프고 아팠다.
자신과 연희..
각자 잘 할 수 있는 노래가 달랐음을.. 자신에게도 자신만의 색깔이 있음을 진작에 깨달았다면 조금이라도 그녀의 마음이 편했을 텐데... 노래가 위안이 되고 힘이 되어주었을 텐데...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처럼 되고 싶은 열망이 너무도 강했기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기에 당시는 몰랐었을 수 밖에 없었을 테지만 그래도 너무 안타까웠다.
윤우가 조금만 더 일찍 소율만을 위한 곡을 써주었더라면..
쉽게 변하는 게 사람 마음이라지만 변한 마음에 대한 용서를 구하지 않아서.. 상대의 변한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일어난 참극을 그린 '해어화'.
오롯이 소율의 입장으로 봐서인지 소율에 대한 안타까움이 진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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