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영화 포스터만 보고는 원초적인 섹시남, 섹시녀가 등장하는 B급 액션영화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출연진을 살펴보니 제이크 질렌할에, 레이첼 맥아담스, 그리고 포레스트 휘태커가 주연이었다.
줄거리는 이전의 스포츠 영화들과 조금도 색다를 것 없었지만, 그 세사람의 조합만으로 영화에 대한 오해가 사라져서 보게 됐다. 게다가 후기 평들도 썩 괜찮았다.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가 그렇듯 '사우스포'도 잘 나가던 스포츠 선수인 주인공이 갑자기 닥친 시련으로 바닥으로 추락했다가 재기에 성공하는 이야기다.
여기에 사건의 원흉인 주인공을 도발하는 라이벌이 있고, 재야의 숨은 고수같은 포스를 풍기는 주인공의 재기를 도와주는 코치가 있고, 재기에 꼭 성공해야만 하는 이유엔 딸을 향한 뜨거운 부성애가 있다.
이렇게 말로 설명해 놓고 보니 진짜 너무 진부하다.ㅎㅎ
하지만 '사우스포'는 이미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그 진부한 설정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감에도 진부하다는 생각을 잊고 집중해서 보게 하는 힘이 있다.
시종일관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진중함!
그것이 '사우스포'를 다른 뻔한 스포츠 영화와 같은 부류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진중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주체는 주인공 '빌리'로, '제이크 질렌할'이 펼치는 연기의 힘이 크다.
영화는 자신의 모든 것을 돌봐 주던 아내를 잃은 뒤 비로소 진정한 홀로서기를 해나가는 복싱 선수 빌리가 아닌 인간 빌리로써의 뒤늦은 성장담을 함께 그리고 있는데, 감정 조절에 미숙해 거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딸 바보로 가슴속엔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을 담고 있으면서도 정작 딸 앞에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조심스러워하고 두려워하는 어린 아이마냥 순수하고 여리고 서툰 모습의 빌리가 좋았다. 그런 빌리를 연기하는 제이크 질렌할을 보고 있는 게 좋았다.
무연패 신화를 이어나가던 복싱하는 남자로 누구보다 강인해 보여야하건만, 초반에 경기 후 진탕 얻어맞아 피 흘리는 모습부터해서 마지막에 딸을 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까지 모성본능을 자극한다. 그래서 남자들 보단 여자들에게 더 권하고 싶은 영화다.
액션 좋아하는 남자들이 보기엔 복싱 경기 장면이 많지도 그렇다고 자극적이지도 않아 좀 시시해 보일 지도 모르겠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억지 감동 코드 없이 기본적인 재미와 감동을 주는 영화를 찾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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