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책 모두를 본 '렛미인'.
영화도 원작인 스웨덴판과 리메이크한 영국판 둘다 봤다.
아마도? tv 영화 소개 프로에서 두 '렛미인'을 비교 소개한 걸 보고 급 관심이 생겨 스웨덴판(2008년)을 보고 다음으로 영국판(2010년)을 본 것으로 기억한다.(솔직히 스웨덴판은 직접 본 건지, 아님 영화 소개 프로에서 본 걸 가지고 봤다고 착각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원작 소설을 읽었고, 또다시 스웨덴판 영화를 봤다.
첨엔 스웨덴판 보다 영국판을 더 좋아했다.
그건 순전히 영국판 뱀파이어 소녀(클레이 모레츠)가 더 예뻐서였다.
남주도 영국판에 나오는 소년이 더 귀엽다고 생각했다.(나 얼빠임?)
원작 소설을 읽고 난 후 다시 스웨덴판을 보고나서는 스웨덴판이 더 좋아졌다.
원작소설 작가가 영화 각본까지 맡아서인지 책에서 받았던 느낌과 많이 비슷했다.
서사 구조도 책과 같고, 이야기 속 배경도 같은 스웨덴이고..
아무래도 원작 소설을 읽고 난 뒤라서 전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무심히 지나졌던 장면들 속 의미들을 캐치할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더니..ㅎㅎ
영국판에 비해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던 스웨덴판 속 뱀파이어 소녀 '이엘리'와 인간 소년 '오스칼'에 대한 애정도 깊어졌다.
이엘리 역의 배우는 예쁘지는 않지만, '이엘리'역을 연기함에 있어 최고로 적합한 마스크를 가진 것 같다. 그녀는 때론 개구진 소년 같고, 때론 늙은 중년의 여자 같고, 때론 순수한 소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그렇게 의도한 연출의 영향도 있겠지만, 그 모습들이 아주 자연스럽다. 특히 짐승 같은 본능을 표출하는 장면은 최고다. b
인간 소년 역의 '오스칼'은 몽환적이고도 사랑스럽다.
속이 훤히 비칠 듯 투명한 피부와 부드러워 보이는 금발의 소년은 더없이 순수하고 여려보인다.
백치미가 느껴지는 어리숙한 멍한 표정이 '보호본능'을 일으킨다.
인간 소년 '오스칼'과 뱀파이어 소녀 '이엘리'.
이 둘의 만남은 운명이었다.
소년은 학교에서 '코니' 무리에게 왕따를 당하고, 방과 후면 집 앞 공터에서 코니 무리에게 복수하는 상상을 즐긴다.
부모님의 이혼 후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소년은 자신의 문제를 그 누구에도 말하지 못하고 홀로 견뎌낸다.
어느 날, 이 소년의 옆 집으로 한 소녀가 아빠(?)와 함께 이사를 온다.
그날 이후부터 동네엔 기묘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소년과 소녀는 집 앞 공터에서 처음 만나 우정을 쌓아나간다.
소녀에겐 뱀파이어라는 사실 말고도 커다란 반전이 있다.
바로 남자 아이라는 것!
나는 이 사실을 영화가 아니라 책을 통해 알았다.
처음 본 영화에서는 그 장면(?)이 모자이크로 처리됐어서 미처 깨닫지 못했었다.
평범한 소녀인 줄 알았던 친구가 인간이 아니고, 여자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래도 '오스칼'은 그를 받아들인다.
왜냐면 그는 오스칼의 유일한 '구원자'이기에...
더없이 슬픈 마지막 장면..
햇빛을 볼 수 없는 '이엘리'를 트렁크에 넣고, 도주를, 아니,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다.
둘이 모스 부호를 통해 얘기를 나누며 영화는 끝이 난다.
둘이 나눈 대화는 무엇일까...
몹시 궁금하다.
이 장면이 슬픈 건 앞서 죽은 '호칸'의 지난 삶 때문이리라.
'오스칼' 역시 그와 같은 삶을 살게될 거란 걸 알기에...
호칸은 영화에선 그나마 깔끔히(?) 죽지만, 책에서는 가혹함과 처절함의 끝을 달린다.ㅜㅜ
영화에서처럼 '이엘리'에 대한 그의 사랑은 일방적인 헌신이 아니다.
그는 소아성애자로 그에겐 영원히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엘리'가 사랑의 대상으로서 적격이었을 뿐..
그렇기에 그의 사랑은 본능에 가깝지 않았을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그토록 본능을 따랐던 걸 보면...
그래서 믿고 싶다.
그런 '호칸'과 '오스칼'은 다를 거라고...ㅜㅜ
영화가 끝난 후에도, 끝나서도 여운이 참 길었던..
지금도 이따금씩 영화를 떠올릴 때면 마치 실제 있었던 일인냥 가슴이 먹먹해진다는..
담번엔 책을 다시 한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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