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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Movie

영화 어린왕자_책에서 받지 못한 또 다른 감동

by 시샘별 2016.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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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어린왕자'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작으로 느낌상은 100년도 넘은 고전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상 올해로 73주년 됐다.

조금 민망한 사실을 고백하자면,
'어린왕자'를 안 건 초등학생 때였지만, 책을 완독한 건 불과 몇 년전이란 사실..^^;;;

그때의 기억이 맞는지 아님 왜곡된 건지는 모르겠으나 글씨가 너무 빼곡해 읽기도 전에 질려버렸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난해함의 극치(?)로 여겨졌다.

어린왕자가 사막에서 비행기 조종사를 만나 다짜고짜 양을 그려달라고 하는 딱 그 부분까지 읽다 책을 덮었던 것 같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부터 시작해 조종사가 그려주는 모든 양을 퇴짜 놓더니 마침내 상자 그림을 받아들고서야 신나하는 어린왕자의 모습이 참 별나다 싶었다.

그후 EBS에선가 해주던 '어린왕자' 외화 드라마도 딱 그 부분까지 보다 말았었다.^^;;;

그런데..
점점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니 여기저기서 인용되는 '어린왕자' 속 대사들이 콕콕 마음에 와닿기 시작했다.

그 대사들에 마음이 동요하자 '어린왕자'를 읽어야겠단 마음이 들었고, 비로소 몇십년만에 완독에 이르른 것!!
그리고 그때와 달리 난 '어린왕자'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고, 지금도 몹시 좋아하는 책이며, 애정하는 캐릭이 되었다.

'어린왕자' 애니영화가 개봉했다고 했을 때, 무척 방가웠다.
익히 다 아는 스토리라 할지라도 빼어난 영상미를 보여준다면, 감동이 배가 될 거라 믿었다.

그런데..
오리지널 스토리가 아니라고...
각색이 더해진 것 같았다.

왠지 내가 아는 '어린왕자'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자 보기가 꺼려졌다.
그러다 요즘에야 차츰 생각보다 괜찮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보게 됐는데, 우려와 달리 꽤 볼만 했다.

영화 '어린왕자'의 주요 스토리는 명문학교 입학을 목표로 엄마가 짜놓은 인생 계획표대로 살아가는 소녀가 이웃집 괴짜 할아버지를 만나 제 나이에 맞는 '삶'과 '마음'을 찾는 이야기다.

소녀를 보며 요즘 아이들은 세계 어느 나라나 다 똑같이 어릴 때부터 공부에 무척 시달리며 사는 구나 싶었다.

그래선지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부모들이라면 소녀와 엄마에게서 자신들의 모습을 볼 테고, 더 깊이 공감하며 볼 수 있을 것이다.

입학 면접 시험을 망치자 플랜 B를 따라 학군 내로 이사를 온 소녀와 엄마.

똑같은 모양의 집들이 반듯반듯하게 정렬된 주택단지 내 소녀의 옆집엔 그와는 이질적인 독특하고 요상한 집이 한채 우뚝 솟아있다. 그리고 그 집엔 집보다도 더 괴상한 할아버지가 살고 있다.

소녀는 처음엔 할아버지의 유별난 행동들때문에 멀리하려하다가 할아버지가 보내온 '종이비행기(?)'와 보상금(?)으로 받은 '돈통(?)'을 계기로 할아버지와 차츰차츰 가까워진다.

옆집 할아버지는 바로 '어린왕자' 속 비행기 조종사로, 소녀에게 어린왕자를 만났던 과거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전해준다.

그렇게 오리지널 '어린왕자'는 이야기 속 이야기로 전개되는데, 소녀가 사는 세상은 CGI(컴퓨터영상합성기술) 기법으로, 그리고 어린왕자 이야기는 종이? 스톱모션 기법으로 표현된다.

어린왕자 이야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사막여우와의 만남!!

" 선물로 비밀 하나 가르쳐 줄게.
오직 마음으로 봐야 잘 보인다는 거.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이 영화를 보며 새삼 이 말에 대한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지금껏 길들여진다는 말과 같은 의미의 연장선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소녀와 할아버지를 통해 처음 '이별'의 의미도 담겨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어린왕자'가 새삼 더 슬프게 느껴졌다.

최근 4~5년 사이에 두번이나 읽은 것 같은데도 '어린왕자'의 결말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 영화를 보면서도 긴가민가 했다.

'어린왕자'의 끝이 저랬단 말인가?

비행기 조종사 아저씨를 올려다보는 눈빛이, 마주잡은 조그마한 손이 사랑스러우면서도 먹먹하게 느껴졌다.

이야기는 오리지널 '어린왕자'의 이야기가 끝나고, 할아버지를 위해 어린왕자를 찾아나서는 소녀의 모험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부쩍 지루해진다.

자신의 별에서 활화산 2개와 휴화산 1개를 청소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갖게 된 어린왕자의 현재 직업(?)에서 깨알 재미를 조금 느꼈을 뿐!

그래도 초반부터 중반까지, 그리고 라스트신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영화가 하고자 한 말 또한 충분히 전해졌다고 본다.

어린왕자와 장미, 어린왕자와 여우, 어린왕자와 비행기 조종사, 비행기 조종사와 소녀...

그들을 바라보며 새삼 나를 돌아볼 수 있었다.
누군가를 길들인다는 것에, 또는 길들여진다는 것에 회의감을 넘어 지쳐버린 내게 다시금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덕분에 영화를 보고 난 후 책을 다시 또 읽었다.^^

이번엔 절대 엔딩을 잊지 말자며...ㅎㅎ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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