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면 이런 류의 설정은 만화 속 단골 소재였던 것 같다.
약육강식의 논리로는 절대 함께 있을 수 없는 두 동물의 만남 말이다.
최근 작품으로 예를 들자면, '주토피아'나 '폭풍우 치는 밤에' 같은..
'주토피아'에서는 토끼(주디)와 여우(닉), '폭풍우 치는 밤에'서는 염소(메이)와 늑대(가부), 그리고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에서는 쥐와 곰!
약육강식을 대표하는 대상이 바뀌었을 모두 같은 맥락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곰과 쥐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꼬마 쥐 셀레스틴.
그러나 주위 쥐들은 모두 곰은 쥐를 잡아먹는 포악한 존재로 곰과 쥐는 절대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지하에서 사는 셀레스틴은 화가가 되고 싶지만, 치과의사가 되라는 강요에 견습(?) 차 곰의 이빨을 구하러 곰들이 사는 지상으로 나갔다가 곰들에게 들켜 도망치다 그만 쓰레기통에 갇히는데...
배가 고프면 다소 흉폭해지는 가난한 거리의 악사, 아저씨 곰 어네스트.
집에 먹을 것이 다 떨어진 어네스트는 생계를 위해 거리로 나와 공연을 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돈도 먹을 것도 아무것도 구하지 못했건만 경찰에게 악기마저 빼앗긴 어네스트는 배고픔에 지쳐 거리의 휴지통들을 뒤지기에 이르르고...
쓰레기통 속에서 잠든 꼬마 쥐 한 마리를 발견, 쥐를 집어 들어 먹으려하는데...
그렇게 처음 만난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어네스트에게 잡아먹힐 위험에 처한 셀레스틴은 급히 어네스트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린 다음 휴지통에서 나온 자신은 병균이 묻었을 테니 먹으면 위험하다며 대신 사탕과 마쉬멜로가 가득한 가게 창고를 알려주겠다고 회유한다.
그후 이런저런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둘은 세상의 편견을 넘어 친구가 된다.
영화는 사회적 풍자, 세상의 편견과 오해, 꿈 등 진부한 교훈적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 절대 진부함으로 치부되지도 않고 강요됨도 없이 자연스레 전해진다. 고스란히 살아있는 스케치의 선과 엷은 수채물감의 색감 속에 이야기가 자연스레 동화되어 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림과 이야기가 완벽히 하나라는 느낌이다. 또한 곰 보다는 쥐의 특성을 좀더 잘 살렸는데, 그 부분이 이 영화의 매력을 더해준다.
지극히 현실적인 시각으로 보면 범죄자(?)겠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둘의 마음이 너무 예쁜...
초반엔 유치하고 무미건조하다 싶었는데, 볼수록 흠뻑 빠져서 정말 재밌게 봤다.
그림체도 색감도 스토리도 다 좋았다.
프랑스 영화를 많이 보진 않았지만, 지금껏 본 프랑스 작품들 중 프랑스어가 가장 편안하게 들렸다.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번지게 하는 따뜻한 감성 애니,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자신있게 추천한다. :D
" 저것 좀 봐.
아침 햇살이 정말 좋다.
하지만 무서운 곰은 투덜댄대요.
무서운 곰은 일어나지도 않고요.
무서운 곰이 나를 잡아먹을까요? "
" 그래, 잡아먹고 자야겠어. "
" 그렇다면 무서운 곰에게 아침을 줘야겠네요.
그래야 하루를 더 살 수 있을 테니. "
- 셀레스틴과 어네스트의 대화 중에서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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