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중반이 되도록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 하나 내놓지 못하고 유명 만화가의 어시던트로 살아가는 무명 만화가 '히데오(오오이즈미 요)'가 좀비(실제로 영화에서는 좀비란 명칭은 쓰지 않음)들로부터 자신과 자신의 일행을 지킨다는 이야기..
주인공 히데오의 이름을 한자로 쓰면 '英雄', 즉 'HERO'이다.
그러나 이름과 달리 그는 매우 소심하고 유약하고 무능한 인물로 그려진다.
거의 후반부에서야 히데오란 이름값을 톡톡히 하게 되는데, 기타 히어로물에 나오는 특별난 능력을 가진 자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라서 친근감이 들었다.
이런 놈입니다.
こういうやつなんです。
세상이 뒤집혀도 바뀌지 않아요.
世界がひっくりかえてもかわらな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요.
なんにもならない。
이제 지긋지긋해요.
もいうんざりです。
자신이.
自分に。
특히 그가 하는 고뇌들이 나와 비슷해서 더욱 마음이 갔다.
위의 대사는 히로미(아리무라 카스미)를 구하지 못한 자괴감에 빠져 그가 야부(나가사와 마사미)에게 늘어놓는 말들 중 일부인데, 세상이 바뀌어도 자신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 너무 아팠다.
사람에겐 타고난 천성이란 게 있어서 그건 여간해선 바꾸기가 힘들다.
나 역시 그로 인해 가장 큰 괴로움을 겪고 있는 1인인지라 그 말이 가장 가슴에 깊이 와닿았다.
히데오가 저런 말을 내뱉게 된 원인(?)은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누구나 망설였을 당연한 것이었기에 엄밀히 따지자면 나의 고민과는 다르긴 하다. 그래도 그가 그 순간 느낀 자괴감은 내가 느끼는 것과 다르지 않기에 공감이 갔다.
결론적으로 히데오는 자신을 바꾸지만, 나는 그렇지 못할 거라는 거...?
난 지극히 주인공 히데오의 감정과 행동 변화에 초첨을 두고 보았기에 참고 봤지만, 좀비물과 고어물로만 평가를 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 좀비나 고어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만족해 할 것 같고, 그 둘을 싫어한다면 굳이 보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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