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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 Drama

기묘한 이야기(2016 봄 특별편)_미인세, 꿈꾸는 기계, 통근 부대, 퀴즈 아저씨(스포 있음)

by 시샘별 2016.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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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써프라이즈함도 판타스틱함도 더는 느낄 수 없어 관심이 많이 줄긴 했어도, 매년 봄, 가을이면 이번엔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까 하고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일드 '기묘한 이야기'.

'기묘한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기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본의 장수 드라마다.
4~5개의 단편으로 구성, 공통적으로 기묘함을 베이스로 깔고, 다양한 장르를 선보인다.
감동 또는 깊은 여운을 주는 드라마,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공포, SF, 코믹, 풍자와 해학 등등.. 장르에 구분을 두지 않는다.

참신하고도 기발한 상상력과 다양한 장르의 만남!

그것이 바로 기묘한 이야기의 매력인데...
해가 갈수록 이야기 보따리의 바닥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님 지난 이야기들의 강도가 너무 쎘기에 내 눈높이가 잔뜩 높아져 있어 이제 더는 웬만한 이야기에는 흥미를 못 느끼는 건지도...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기묘한 이야기, 봄 특별편!

첫번째 이야기는 사사키 노조미 주연의 '미인세'.

재정 위기를 맞은 국가가 재정난을 해결하고저 그동안 특권(?)을 누려온 미인들에게 '미인세'를 부가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어렸을 때부터 사회인이 된 지금까지 예쁜 외모 덕에 많은 덕을 받으며 살아온 주인공..

처음엔 자신에게만 부당히(?) 부과되는 20%의 세금에 반발하나 역으로 생각하면 세금을 많이 낼 수록 더욱 뛰어난 미인으로 인정받는 것이기에 오히려 자랑스러워한다. 그리고 더 많은 세금을 부과받기 위해 외모를 가꾸는 일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피나는 노력을 한다

마침내 30%의 세금을 부과받지만 통장 잔고는 바닥을 드러내고...
어머니의 죽음으로 유산을 물려받게 되나 싶었으나 어머니도 미인, 본인도 미인이라 유산은 커녕 되려 세금을 더 물어야할 판..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자 미인들은 못나보이게 분장을 한다던지 못난 얼굴로 성형을 하는 일이 늘어간다.

갠적으론 이번 편 중 제일 신선하고 재밌었다.
내가 미인이 아니다 보니(ㅜㅜ), 미인들에 대한 차별에 내심 속이 시원~하기도...ㅎㅎㅎ
하지만 정말 미인들에게만 세금을 더 부과하는 세상이 온다면 미인의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더 비참할지도...

드라마에서도 그려졌듯 미인들은 부과되는 세금의 %만큼 자존감이 더욱 높이 올라가고 그와 반대로 정당한 세금을 내는 일반 여자들은 자존심이 많이 상하지 않을까?

또 일반적인 미의 기준보다도 못할시엔 세금을 면제받는다고 한다면...?
더욱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게 될지도...
애초에 미에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부터 난제일 듯...

드라마에서는 더 많은 세금을 걷어들이기 위해 아예 미의 기준을 바꿔버리는데, 현실은 그 반대라는 걸 되려 강조하는 것 같아 왠지 더 씁쓸했다.

미인으로써 혜택을 받을 땐 자신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자신들에게 세금이 부과되자 차별의 부당함을 외치는 것도.. 내면의 아름다움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결국은 미인이라는 타이틀을 지키고 싶어하는 것도 우스웠던...

현실 속 외모지상주의를 잘 꼬집은 이야기였다.

두번째 이야기는 '꿈꾸는 기계'.

주인공은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화가를 꿈꾸지만 출판사에서는 번번히 퇴짜를 맞고 부모님은 취업은 않고 꿈만 좇는 아들을 한심하게 여긴다.

어느 날, 엄마가 또 잔소리를 하자 화가 난 주인공은 엄마를 밀쳐 쓰러뜨리는데...

쓰러진 엄마가 이상하다.
경련을 일으키다가 마네킹처럼 굳어버린 엄마..
뒤틀린 팔을 들어올리자 팔뚝이 뜯겨 있는데, 인간이 아닌 로봇의 팔...

이 사실을 늘 자신의 꿈을 격려해 주는 여친에게 얘기하지만 믿지 않고...

그날 이후 주변의 모든 것이 의심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그 의심은 하나, 둘 확증으로 나타나는데...

알고보니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로봇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주인공은 로봇을 만든 회사를 찾아갔다가 기계 안에서 잠든 수많은 사람들을 보게 된다.

기계 안에서는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자신들이 진정으로 꿈꾸는 삶을 살 수 있다고...
그래서 그들은 모두 현실에는 자신을 대체 할 로봇을 세워두고 기계 안에 누워 저마다 자신들이 꿈꾸는 삶을 살고 있는 것!

이에 분노한 주인공은 기계를 마구 부수어 사람들을 깨우지만 돌아오는 건 원망어린 시선들...

솔직히 이 부분에선 몹시 짜증나고 화가 났다.
아니 지가 뭔데 자신의 의지로 기계 안에 잠든 사람들을 깨우는 거지? 싶어서... 주인공에게 나 역시 원망어린 시선을 던졌다.

세상엔 꿈을 이룬 사람 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다.
게중엔 그 어떤 시련과 장애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도 꿈을 좇는 이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현실과 타협하여 꿈을 접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어쩔 수 없는 제약으로 포기하는 일이 더 많다.

만약 자신의 꿈이 슈퍼 히어로라면...
현실에선 다 큰 어른의 꿈이 슈퍼 히어로라고 하면 아직 철이 안 들었다고 하거나 좀 모자르거나 별난 사람 취급을 받는다. 헌데 그 꿈을 이뤄주는 기계가 있다면...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지 않나?

현실도피니 뭐니 해도 나라면..
기계 속 삶을 택할 것 같다.

기계 속에서 기계가 만든 세상을 살아간다고 내가 내가 아닌게 아니니까...

본 드라마가 깨우쳐 주고 싶은 바와는 완전히 어긋난 생각인지 몰라도 내겐 그 꿈꾸는 기계가 너무나도 매혹적인...
진짜 현실이야 로봇이 지배하던 말던 현실에선 절대 이룰 수 없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준다는데 무얼 망설이겠는가?

세번째 이야기 '통근 군대'..

제목만 보고는 멋대로 이야기를 상상해 버린..

내가 상상한 이야기는 이렇다.
출퇴근 시간이면 지옥을 방불케 하는 교통 체증과 만원 버스, 만원 전철에 시달려야 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군대 이야기인가 보다고...

실제 내용은 제목 그대로..
직장인처럼 통근을 하는 군인 이야기다.

이바라키현이 뉴 이바라키로 독립을 선언.
정부군과 뉴 이바라키는 전쟁중이고, 이에 전쟁에 참가할 군인이 필요하자 일반 직장 보다 고 임금에 우월한 복지를 조건으로 군인을 모집한다. 더구나 채용 조건이 누구에게나 열려있어 이는 꽤 인기가 좋다.

주인공은 정부군에 소총을 납품하는 회사에 다닌다.
그런데 그만 회사 측 실수로 납품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정부군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게 되고, 주인공은 대표로 사죄의 말을 전하러 접전지로 찾아갔다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황에 떠밀려 임시 군인으로써 전쟁에 참가하게 되는데...

갠적으론 젤 재미없었던 편..

진짜 전쟁이 일어나고 있긴 한거야?
하고 의구심이 들만큼 전쟁의 심각성이 느껴지지 않는...

그게 본 이야기의 핵심인 것 같긴 한데, 그래서 뭐?!............란 느낌?

바로 나 같은, 전쟁의 위험성을 모르는, 아니 무관심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나 봄

마지막 이야기 '퀴즈 아저씨'..

홀로 외롭고 무료한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공은 자신의 삶에 아주 작은 변화라도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퀴즈 대회에 참가, 최종 우승까지 하지만 그의 삶엔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퀴즈 대회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밤..
집으로 이상한 남자가 찾아와서는 다짜고짜 퀴즈를 낸다.
그제야 우승 상금과 함께 1년치 퀴즈분을 부상으로 준다던 게 생각나 계약서(?)를 찾아보니 부상은 거부할 수 없다는 조약이 나와 있고...

처음엔 자신의 곁을 맴돌며 퀴즈를 내는 그를 무시하려 하지만 갈 곳이 없어 보이는 그가 딱해 보여 집에 들인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자신의 임무인 퀴즈만 낼 뿐...
주인공과의 소통이 필요할 때도 말 대신 퀴즈로 전한다.
이후 주인공은 자신의 일상을.. 시련을.. 퀴즈 아저씨와 함께 나누며 많은 위로를 받는다.

어느덧 1년이 지나 퀴즈 아저씨는 집을 떠나고, 주인공은 다시금 외롭고 무료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혼자 저녁을 먹다가 자신이 출연했던 퀴즈 프로를 보던 주인공은 1년치 퀴즈분을 받게 된 새로운 우승자에게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격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음...
이 이야기도 그닥.. 재미없었다.

1년치 퀴즈분이란 설정 자체부터 뭔가 억지스러웠음.
감동이 아니라 공포나 미스테리 쪽으로 이야기를 풀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단 생각이...

퀴즈 아저씨란 캐릭이 워낙 미스테리하니까 그쪽으로 살려서 주인공에게 퀴즈를 내서 못 맞추면 무슨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진다거나.. 아님, 퀴즈 외에는 다른 말을 할 수 없는 비밀이 있고, 그 비밀이 극의 반전을 가져온다던가... 사실은 귀신이었더라 하는 뭐...ㅎㅎ

거의 후반부에선 주인공도 퀴즈 아저씨와 같은 삶을 살게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빗나간...

결말은 주인공의 삶에 변화가 찾아왔다?
근데 그 변화란 게...
실은 자신이 동성애자였음을 깨달은 걸로 해석해도 되려나?
그건 너무 비약적인가?
함께했던 날들에 대한, 정을 나눈 친구에 대한 그리움...
그 정도로 봐야하나?

아무튼 1,2편은 재밌게 봤으나, 3,4편은 머리로는 이해가 되도 가슴으로 느껴지는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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