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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 또래(?)라면 이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제목만 듣고도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하고 시작하는 ost와 조인성과 손예진이 겉옷을 뒤집어 쓰고 빗속을 뛰어가는 장면을 떠올릴 것이다.
한국 영화사에 두고두고 남을 ost와 명장면을 남기고, 흥행에도 크게 성공, 평도 좋아 소위 명작이라 불리는 영화지만, 내겐 오랫동안 관심밖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 손예진이 주연이라서.. 였다. 전에도 말했었지만 한때 배우에 대한 편식이 꽤 깊었던지라 싫어하는 배우가 나오는 작품은 아무리 인기가 높다고 해도 절대 안 봤었다.
배우에 대한 편식이 많이 줄고, 손예진.. 그녀에 대해서도 많이 너그러워진 다음엔 멜로와 로맨스 장르를 꺼리게 되어 멀리하고.. 그러다 이제야 배우와 장르에 대한 편식 모두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져 볼 마음이 생긴 것!
이 영화는 여대생 '지혜'와 지혜의 엄마 '주희', 두 모녀의 첫사랑 이야기로, 손예진이 1인 2역을 맡아 그 둘을 연기하고, 지혜의 첫사랑인 학교 선배 '상민' 역은 조인성이, 그리고 주희의 첫사랑인 동갑내기 친구 '준하' 역은 조승우가 맡았다.
영화는 지혜의 모습으로부터 시작하는데, 2003년작이란 걸 감안하고 보더라도 너무 유치해서 손발이 마구 오글거렸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이야기라는 건 익히 알고 있던 바.. 과거도 아니고 현재를 그린 장면이 이렇게 유치한데 과거의 장면들은 얼마나 더 유치할까 싶으니 이걸 계속 봐야 되나 여기서 깔끔히 중단해야 하나 하고 갈등이 될 정도였다.
그래도 이왕 보기 시작한 거 조금만 더 참기로 하고 봤는데, 오히려 과거의 모습이 더 자연스러웠다. 그건 오로지 손예진, 지혜와 주희의 연기만 놓고 봤을 때 그랬다는 거다. 지혜의 모습은 처음에만 유치했지 그 후부터는 자연스럽긴 했는데, 진짜 영화 시작 부분에선 너무 영화 같은 연출과 연기하는 듯한 연기가 상당히 거북스러웠다.
첫 부분 말고도 중간중간 유치한 연출과 몇몇 배우들의 발 연기, 그리고 뻔한 스토리 흐름이 좀 거슬렸지만, 발연기들 가운데 주연인 손예진과 조승우가 중심을 잘 잡아 주었고, 영상이 너무 예뻐서 손예진이 너무 예뻐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게다가 스토리 자체가 청정해서 그 시너지 효과가 더 크게 느껴졌다.
갠적으로는 태수와 한번도 등장하지는 않지만, 준하의 와이프가 젤 불쌍했다. 비록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주희랑 준하는 둘이 그토록 열렬히 사랑했으니 된 거 아닌가.. 가슴 속에 다른 이를 품고 있는 그들과 함께 산 상대방들이 진짜 불쌍한 거지...
후반부에 태수와 주희의 결혼식 사진 보니까 주희 눈에 눈물이 아주 그렁그렁하드만.. 그렇게 준하를 못 잊을 거였으면 아예 결혼을 말등가... 준하도 마찬가지고...
준하와 주희의 사랑이 아무리 진실했고, 순수했다 하더라도 그래서 난 그들의 사랑에 그닥 공감을 못하겠더라. 지혜와 상민은 수경이란 인물이 넘 재수없어서 응원했던 거고...
마지막 반전은 이미 예상했었음에도 김이 샜다기 보다 오히려 그 장면이 빨리 그려지길 기대했을 만큼 좋았다. 딱 내가 좋아하는 감동코드였다.
지혜와 상민이 비오는 날 상민의 겉옷을 우산 삼아 함께 쓰고 달리던 장면은.. 그때 흐르던 ost는 최고로 예뻤다. 보는데 가슴이 막 설레었다. +_+
괜히 명장면, 명ost가 아니구나 싶었다.
그 장면에 얽힌 진실도 감동적이었고...
앞으로 내게 있어 영화 '클래식' 하면, 지혜와 상민이 비오는 날 함께 한 장면과 손예진이 참말 예쁘더라 딱 이 두가지만 기억할 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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