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두사미 '공조(Confidential Assignment)'

굳이 보지 않아도 잔뜩 무게 잡고 나올 현빈의 모습과 시종일관 유머 드립을 쳐댈 유해진의 모습이 상상이 돼서 별로겠다 싶었는데, 재밌단 얘기가 많이 들려와 한번 봐야겠다 싶었던 찰나, 얼마 전 옥수수에서 무료 영화로 올라왔길래 냉큼 본 '공조'.

예상대로 진지와 멋짐은 현빈 담당, 유머와 안쓰러움은 유해진 담당이었지만, 둘의 연기는 상상 그 이상으로 멋드러졌다.

유해진의 코믹 연기로 인해서 영화가 가벼워지지 않을까 했는데, 완급 조절이 잘 된 유머를 보여주어 극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또 현빈은 수트빨과 화려한 액션으로 눈을 즐겁게 해준다.

여기에 출연 사실도 몰랐거니와 전혀 기대하지 않고 있던 김주혁의 악역 연기가 임펙트를 선사한다. 그 섬뜩한 눈빛.. 제대로 지렸다.

소녀시대 윤아의 발 연기가 영화를 망쳤다란 얘기도 있어서 걱정을 했는데, 그녀의 연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캐릭 자체가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코믹도 코믹 나름이지 너무 오버 캐릭을 만들어 낸.. 영화에 자연스레 녹아들지 못하고 물에 탄 기름마냥 둥둥 뜨더라.

영화는 초중반은 정말 잘 빠졌는데, 뒷심이 부족하다.
한창 재밌게 잘 보고 있었건만, 차기성(김주혁)을 추격하는 신부터 연출이며 스토리며 배우들 연기까지도 와르르 무너져 버린 느낌이었다.

이 영화, 저 영화 다 짜집기한 느낌?
그중에서도 강동원, 송강호 주연이었던 '의형제'랑 제일 많이 비슷했다.
의형제에선 남한의 국정원 요원(송강호)과 북한의 남파공작원(강동원)이 신분을 숨기고 서로에게 접근했다가 끈끈한 정이 든다는 뭐 그런 내용인데, 스토리의 기본 설정이며 캐릭터가 완전 빼박이다.
강동원 = 현빈, 송강호 = 유해진이드만.
써 먹은 감동 코드도 똑같고..

한마디로 용두사미였던..
영화가 재밌다는 말은 딱 초중반까지만 적용될 수 있겠음.

만약 의형제와 공조 둘 다 안 본 사람에게 둘 중 하나만 추천하라고 한다면 의형제를 권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