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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Movie

극장판 명탐정 코난_코난에 대한 갠적인 불만이 함축된, '순흑의 악몽'

by 시샘별 2017.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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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개봉했던 명탐정 코난 극장판 '순흑의 악몽'.
개봉 자체를 더빙판으로만 하더니만 VOD 출시 역시 더빙판만 나와서 안 보고 있었는데, 어제 혹시나 하고 다시 검색해보니 자막판이 나왔길래 냉큼 질러 봤다.

지금까지 나온 극장판들 중 역대 최고라며 호평이 자자해서 기대가 한껏 부풀어 올랐었는데, 그 어느 때 보다 볼멘소리를 가장 많이 쏟아낸 편이 아니었나 싶다.

솔직히 내가 쏟아낸 볼멘소리의 대부분은 이번 극장판에 대한 얘기였다기 보단 코난 자체에 가지고 있는 불만에 가까웠다.

코난의 중심축은 고등학생 '쿠도 신이치'를 초등학생 어린이의 몸, 즉 '코난'으로 만든 범인인 검은 조직의 실체를 밝혀가는 것이다.

검은 조직의 일원들은 모두 술 이름(진, 워커, 베르무트, 럼, 큐라소, 키르, 버본 등등)을 닉 네임으로 쓰고 있고, 온갖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주범들로, 그들이 일으키는 사건 사고들과 그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흥미로워 지금까지 관심을 온전히 끊어내지 못하고 어영부영 끌려오고는 있다만, 언제부턴가 애정보다 불만이 더 커져 마음이 상당히 많이 돌아선 상황..

불만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코난을 보려면 당연히 눈 감아주고 봐야할 부분들을 더는 못 참아주겠다는 거!!

무능한 탐정인 '모리 코고로'를 대신해 사건을 해결하는 건 언제나 코난의 몫인데, 자신의 정체를 감춘답시고 모리 코고로를 '브라운' 박사님이 만들어 준 수면 마취총으로 재운 후 역시나 박사님의 발명품인 음성 변조기를 이용, 코고로의 목소리로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식의 패턴이 무한 반복되는 것이 코난의 기본 설정.

그런데 극중 누구도 이 요상한 상황을 눈치채지 못한다.
왜 코고로가 매번 사건 해결 직전에 잠이 드는지..
(이로 인해 코고로에겐 잠자며 사건을 해결한다는 '잠자는 코고로'란 명예로운 별명이 생겼다.)
왜 열심히 사건의 진상을 읊는 그의 입이 움직이지 않는지..
(다른 이들과의 사이에 거리가 좀 있고, 코고로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는 점으로 이해를 시켜려하나 그러기엔 상당히 무리수가 있음.)
왜 매번 코고로가 잠이들면 코난이 사라지는지...
(이 부분은 란이 몇 번인가 사라진 코난을 찾아다니긴 했음.)

정작 마취총을 맞고 잠이 드는 당사자인 코고로 역시 매번 사건 해결 직전에 왜 갑자기 자신이 잠이 들고, 잠에서 깨어나면 아무것도 기억못하는지에 대해 한번도 의심하지 않는다.
(코난이 완전히 끝날 즈음해서 사실은 코고로가 코난이 자신을 마취총으로 쏘고 대신 사건을 해결해왔음을 진작에 알고 있었고, 코난이 신이치란 사실도 알고 있었다..라는 반전을 그려내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그래, 좋다! 이 부분은 만화니까 더구나 기본 설정이 그러하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주겠다.

하지만 코난이 브라운 박사가 만들어준 장비들로 사건을 해결할 때면 어이가 없는 걸 넘어 경악스러울 지경이다. '순흑의 악몽'에서도 그 놈의 만능 축구공이 또 발사됐을 때 더는 코난을 보지 말아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는.. ㅡ_ㅡ+

두번째는 더는 코난의 잘난척을 봐주기가 싫어졌다는 거!!
코고로를 비롯, 경찰, FBI 할 것 없이 어른들을 코난보다 무능력하게 그리고 있는 것을 포함 사건을 해결함에 있어 자신감이 지나쳐 시건방지고 오만하게 굴 때가 종종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면모들이 꼴보기 싫어졌다. 어쩜 모든 불만의 원인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주인공인 코난에 대한 애정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애써 참고 봤던 나머지 불만들마저 더는 못 참겠다가 되버린..

그래도 핫토리 헤이지, 아카이 슈이치, 괴도 키트 등..
코난(신이치) 보다 더 매력있는 다른 남성 캐릭들이 위안을 주고 있어 아직까지는 버티고 있는 중...
(아카이 슈이치는 외모는 참 맘에 드는데, 목소리가 너무 중년 아저씨 같아서 듣기 거북함.)

세번째는 아유미, 겐타, 미츠히코 등 초딩 캐릭들 좀 걷어냈으면 하는 갠적인 바람이..
아이들 특유의 무신경함과 철딱서니 없는 모습들이 그려질 때면 허구라는 걸 알면서도 다큐로 받아들이게 되는 경향이 좀 있는...

이번에 '순흑의 악몽'에서도 박사님이 아이들 데리고 수족관 갈 때 관람차도 타자고 떼쓰는 거 보고 짜증나 죽는 줄.. 아니, 그게 공짠가? 공짜래도 지들 부모 대신 데려가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겨야지 보고 타는데 돈이 든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어떻게 떼를 쓸 수가 있는지...
내가 그런 눈치없고 예의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보지 않아서인지 그런 아이들을 보면 가상에서든 현실에서든 정말 이해가 안 된다.

또 기억상실증에 걸린 큐라소의 기억을 찾아주겠다고 나서는 꼴이란..
매번 그런 식임.
철딱서니가 없어도 유분수지 사건 사고 해결 하는 게 지들 소꼽놀이 하는 거랑 같은 줄 아는...
늘 그렇게 대책없이 나섰다 일 더 크게 만드는 게 한두번이 아니라는..

무엇보다 소년 탐정단 멤버인 아유미, 겐타, 미츠히코가 초딩팬을 이끌고 있는 주요 인물들이라 더 걷어내고 싶다. 신이치가 초딩이 됐다고는 하나 꼭 초딩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들을 그려낼 필요는 없지 않나? 그에겐 핫토리 헤이지도 있고, 괴도 키트도 있는데... 그들과의 이야기가 많아지고, 소년 탐정단 애들 비중 좀 확 줄였으면 좋겠건만...

그리고 애들을 주 타켓으로 해야 돈이 되긴 하겠지만, 19금 딱지 붙여서 성인들만을 위한 극장판 하나만 나와줬으면 하는 갠적인 바람이 있는데, 그건 실현 불가능하겠지? ^^;

암툰  '순흑의 악몽'은 이전 작들과 비교해 스케일이 크고 액션신도 화려해서 볼거리가 풍성하긴 했지만, 애들 캐릭을 비롯, 몇몇 짜증나는 구석들(아카이랑 아무로 싸우는 신에서 제일 욱했던.. 검은 조직 잡는 걸 우선으로 해야지 그 와중에 소속 싸움이라니..ㅡ_ㅡ) 때문에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마지막은 또 왜 그런 건데..
큐라소 넘 불쌍..ㅜㅜ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적잖이 충격적이고 가슴이 먹먹했던...
몇 안되는 매력진 여성 캐릭이었는데, 너무 안타깝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이번 편은 다시 보고 싶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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